"봉사"보다 높은 곳을 향하는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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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보다 높은 곳을 향하는 "봉헌"

성당 일은 물론이고, 어떤 일이든 남을 위한 봉사나 헌신의 성격을 띈 일을 남들과 함께 하다 보면 분심에 휩싸이거나 그런 헌신을 할 의지가 흔들릴 때가 있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모여서 하는 일이라도 서로 생각과 습성이 다른 사람들이 만난 상황이기 때문에 같이 일을 하다 보면 그런 경우는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분심마저도 봉헌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시작하지 않는다면, 무언가에 흔들릴 때마다 조금씩 공동체와 멀어질 수 있고, 결국 신앙의 체온도 미지근하게 내려가거나 아예 싸늘하게 식어 버린다.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일에는 시간과 에너지만을 내어 놓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느끼는 서운함, 허탈감, 억울함, 그리고 때로는 노여움마저도 온전히 봉헌하는 것이다.

그래서 "봉사"라는 말보다 "봉헌"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고, 이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단순히 친교를 기반으로 하는 봉사는 결국 "성당 일은 안하는 게 편해"라는 자가당착을 유발한다. 심지어는 “여기도 속세와 똑같은 곳, 그냥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게 낫겠다”라는 유아적 이기심의 끝으로 귀결하기도 한다.
교회를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고작 하찮은 작은 일임에도, 그런 하찮은 일들을 할 때마다 자주 이런 분심의 길을 걷게 되기 십상이다.
특히 그 일이 바로 자기 자신의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봉사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느낌은 더 클 것이다.

 
봉사를 하면서 신나고 즐거운 일만 있을 것이고, 사람들이 나를 화나게 하지 않을 것이며, 열심히 일하는 나를 알아 줄 거라고 기대한다면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끼우는 것이다.
성당을 위해 하는 일이 "남을 위해 하는 봉사"가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의 일부"이며, 하느님과 나를 이어 주는 "나를 위한 끈"임을 인식할 때 이런 무식한 "봉헌"은 훨씬 쉬워진다.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소명과 만족은 예수님과 마주하는 내 시선에서 나온다.

- "꿈속의 꿈" 쓰신 분의 글입니다.